네팔 '인드라 자트라' 축제

1. 신과 인간이 하나 되는 순간 – 네팔 ‘인드라 자트라’ 축제의 기원과 역사

네팔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힌두교 축제 중 하나인 **‘인드라 자트라(Indra Jatra)’**는 수확기와 우기의 끝을 기념하며, 힌두 신화 속 천둥과 비의 신 ‘인드라(Indra)’를 기리는 축제다. 이 축제는 매년 9월 또는 10월(네팔 음력 ‘야닌두라’의 보름)에 카트만두(Kathmandu)에서 성대하게 개최되며, 힌두교와 불교가 혼합된 독특한 전통을 보여준다.

이 축제는 단순한 종교 행사가 아니라, 왕실, 지역 공동체, 신앙이 결합된 네팔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행사로, 전통 춤, 신성한 가면극, 화려한 퍼레이드, 산스크리트 의식 등이 함께 펼쳐짐.

▶ 인드라 자트라의 기원 – 신화에서 시작된 전통

• 전설에 따르면, 인드라의 어머니 ‘바수다라(Basundhara, 풍요의 여신)’를 위해 하늘에서 꽃을 구하려다 인간 세계에 갇힌 인드라를 기리는 의식에서 이 축제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 또 다른 설화에서는 카트만두 계곡의 고대 농경민들이 수확기에 신에게 감사의 의미로 인드라 자트라를 개최한 것이 기원으로 전해진다.
• 이 축제는 약 10세기경부터 네와르족(Newar) 왕국에서 공식적인 행사로 발전했으며, 이후 네팔 전역으로 퍼짐.

▶ 카트만두의 왕실과 인드라 자트라

• 과거 네팔 왕국에서는 인드라 자트라를 왕실의 공식 축제로 지정하며, 왕이 직접 행사에 참석하는 전통이 있었다.
• 현재는 네팔 대통령이 주요 행사에 참석하며, 이는 국가적 중요성을 상징.

오늘날, 인드라 자트라는 네팔 전통 문화와 신앙이 결합된 가장 중요한 축제 중 하나로 자리 잡으며, 국내외 관광객들에게도 큰 볼거리를 제공한다.

 

2. 살아 있는 여신과 신성한 의식 – 인드라 자트라 축제의 주요 행사

인드라 자트라는 8일 동안 진행되며, 힌두 신화 속 신들과 함께 ‘살아 있는 여신’ 쿠마리(Kumari)를 기리는 퍼레이드와 다양한 의식이 포함된다.

▶ ‘쿠마리 자트라(Kumari Jatra)’ – 살아 있는 여신의 행렬

• 인드라 자트라의 가장 신성한 순간 중 하나는 ‘쿠마리 자트라’라 불리는 퍼레이드로, 살아 있는 여신 쿠마리가 마차에 올라 카트만두 시내를 행진하는 것이다.
• 쿠마리는 네팔 전통에 따라 어린 소녀 중에서 선정된 신성한 존재로, 신들의 화신으로 여겨짐.
• 쿠마리가 등장하면 수많은 신자들이 그녀에게 절하며 축복을 받으며, 이는 인드라 자트라의 가장 성스러운 장면 중 하나다.

▶ ‘라크헤 나츄(Lakhe Naach)’ – 전통 가면무용

• 이 축제의 또 다른 주요 행사는 ‘라크헤 나츄’라 불리는 전통 가면무용으로, 악령을 쫓고 축복을 기원하는 퍼포먼스다.
• 거대한 붉은 가면을 쓴 무용수들이 신비로운 춤을 추며, 리드미컬한 북소리와 함께 도시를 활보한다.

▶ ‘풀추키(Phulchoki) 산 기도’ – 신을 부르는 의식

• 신도들은 카트만두 계곡을 둘러싸고 있는 ‘풀추키 산’으로 올라가 기도를 올리며, 이는 신들에게 한 해의 풍요를 기원하는 중요한 의식이다.
• 이곳에서 진행되는 의식은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네팔 신앙의 핵심을 보여줌.

이러한 행사들은 인드라 자트라가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네팔의 신앙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신성한 의식임을 보여준다.

 

 

3. 카트만두를 물들이는 불빛과 축제 – 인드라 자트라의 퍼레이드와 전통 공연

인드라 자트라 기간 동안 카트만두 도심은 수천 개의 등불과 촛불로 빛나며, 전통 음악과 춤이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 ‘야신(Yosin) 기둥 세우기’ – 신을 위한 기념비적 의식

•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야신 기둥 세우기’(Yosin pole erection) 의식이 카트만두의 바사르 두르바 광장(Basantapur Durbar Square)에서 거행된다.
• 10m가 넘는 야신 기둥은 신성한 의미를 지니며, 이를 세우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의식임.

▶ 전통 음악과 ‘차리 마차(Chari Machha)’ 퍼레이드

• 인드라 자트라에서는 ‘차리 마차’라 불리는 화려한 장식의 마차가 등장하며, 이는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중요한 상징이다.
• 또한, ‘다마이(Damai)’라 불리는 전통 북 연주자들과 함께 네와르 전통 음악이 울려 퍼지며, 축제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킴.

▶ 신앙과 예술이 결합된 불빛의 도시

• 인드라 자트라 기간 동안 네팔 전역에서 성스러운 촛불을 밝히며, 카트만두의 고대 사원과 왕궁은 환상적인 불빛으로 물듦.
• 밤이 되면,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신전이 된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인드라 자트라는 네팔 전통 문화의 정수를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축제로, 도시 전체가 거대한 예술 무대로 변하는 순간이다.

 

 

4.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축제 – 인드라 자트라의 현재와 미래

오늘날 인드라 자트라는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요소를 결합하며, 네팔의 대표적인 관광 및 문화 축제로 발전하고 있다.

▶ 네팔 관광산업과 인드라 자트라의 역할

• 매년 수천 명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인드라 자트라를 보기 위해 카트만두를 방문하며, 이는 네팔의 경제와 관광 산업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 특히, 전통 가면극과 쿠마리 퍼레이드는 해외 미디어에서도 주목받으며, 네팔 문화의 상징적인 행사로 자리 잡음.

▶ 현대와 전통의 조화 – 새로운 세대를 위한 축제

• 네팔 정부와 지역 사회는 인드라 자트라의 전통을 보호하면서도,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현대적인 연출을 도입하고 있다.
• 또한, SNS와 유튜브 등의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여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노력이 활발히 진행 중.

인드라 자트라는 네팔의 신앙과 문화, 공동체 정신이 한데 어우러진 살아 있는 문화유산이며, 앞으로도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며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다.